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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7 [독서감상]거꾸로 읽는 세계사
  2. 2007.02.13 아내가 결혼했다.
저자 : 유시민(전 보건복지부 장관)
출판사 : 푸른나무

구입일 : 2009년 6월 1일
구입이유 : 노무현 대통령 선거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유시민, 노무현 키워드로 검색된 책을 구입(노무현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 거꾸로 읽는 세계사 / 상식 혹은 희망 노무현 /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 유시민의 대한민국 개조론 ... 읽고 있는 순서)

참 오래 전부터 저명했던 책인데, 이런 저런 핑계로 읽지 못했던 책을 노무현 대통령의 안타까운 죽음과 당신의 죽음을 몰아간 비상식의 세상에 대해 좀 더 각성하며, 깨닫기 위해 한 페이지씩 읽어 나갔다.

현재의 세계에서 전혀 주류에 다루어지지 않았던, 특히 광복 이후 남과 북의 허리가 잘리면서 냉전의 이데올로기 세상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더더욱 미국을 뒷배로 해서 반공이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이 땅에서 금기시 되었던 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마음 껏 접할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이었다.

그 예전 대학시절 읽었던 조정래님의 태백산맥이나, 그 뒤에 나온 한강을 읽을 때의 느낌과 너무도 비슷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나 할까.
민족주의자로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된 백범 김구 선생님이나, 태백산맥이나 한강의 주인공들, 그리고 이 책 속에 다루어진 수많은 사람들이 다 같은 맥락 속의 인물들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했는데, 좌우의 이데올로기 프레임 속에서 기회주의자 내지는 반대편의 이데올로기를 가진 것으로 판단내려지는 안타까운 현실들에 안타까움을 금할길이 없다.

민주주의... 사회주의...자본주의... 공산주의...
그 어느 주의 하나 아래로부터의 진정한 선택이 주어질 기회는 역사적으로 없었다.
혹, 있었다 하더라도, 스탈린처럼... 모택동처럼...김일성처럼 또 다시 권력의 힘에 사로잡혀 새로운 체제를 역사적 구습으로 만들어 나간다.
인간이 가지는 이기적 노력들이 인간역사의 선순환적 흐름을 망쳐놓는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충분히 신뢰받고, 존중받아야 하는 인격임에는 부인할 수 없지만, 나의 이익앞에 나를 객관화시킬 수 있는 성인들이 매우 희소한 세상에서 충분히 자기 중심적인 인간들의 선택에 부정적 견해가 생겨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어떤 이즘도 민중이 선택해 본 적은 없다는 것이다.
민중은 그네들의 편에 서서 그들과 함께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체제를 선망했을 뿐이다.
하지만 현실은 권좌에 오른 누군가의 이데올로기와 그 정권이 선전하는대로 순응하며 살아가면 모범시민, 오류와 폐단을 고치자고 부르짖으면 반동으로 분류하여 편가르기를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떤 이데올로기든 "소통"이 단절되는 순간 독재가 되고, 독재적 체제 하의 민중은 지배의 대상일 뿐 소통과 화합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전제 군주국가라 할지라도 군주가 백성과 소통할 자세가 되어있으면 군주는 백성의 민의를 치세에 반영할 수 있고, 간신배로 인해 소통과 언로가 막혀 버리면 그야말로 악정이 펼쳐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반대로 민주주의 사회라고 얘기하는 체제에서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무엇이든 국민적 소통이 되면 안되는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 이유는 분명 역사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자기네만의 세상을 위한 것이며, 그로 인해 단절과 분열의 폐단만 불러일으키는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본다.

프랑스의 드레퓌스 사건에서 진실을 가리려는 조직적 담합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뤄야 하고, 또 그것을 최대한 은폐하기 위한 연속적 거짓을 만들어 내야 하는지를 보았다. 하나의 진실을 감추기 위해 열 개의 거짓을 만들어 내야 하며 평범한 인격을 파렴치한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나 아닌 남은 충분히 희생될 수 있는 소모품 내지는 부품으로 보아 넘기는 비인간적인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프랑스는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을 가진 나라라고 하는데, 국제적 망신거리요, 역사적 오점을 남겼으니....
하지만 진실은 승리했다. 감추고 싶었던 드레퓌스 사건의 진실은 역사 속에 명확히 기록되었다. 드레퓌스는 범죄자가 아니었다고...
그가 가진 출신성분(유태인)이 그를 마녀사냥했지만, 역사는 그의 무죄를 증명해 냈다.

우리가 치르는 전쟁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서, 명분 속에 감추어진 국가적 이기주의를 엿볼 수 있 있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보여준 미국의 명분없는 전쟁 개입과 광신적 반공주의를 보았다. 민족의 문제를 민족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국제사회의 역할인데, 미국은 너무 거만했다. 또 속이 너무 보였다. 신제국주의로 자기네 관리영토를 넓히고자하는 야망 속에 펼쳐지는 전쟁...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다. 청교도적 신념 속에 세워진 나라이기에 참 많이 동경했고, 항상 우리편이라는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그 환상은 여지없이 깨지고 사람사는 나라가 아닌 정치와 야합이 대세인 나라라는 생각밖에 안든다.
우리가 미국을 이야기할 때, 미국의 뒷골목은 아무리 타락해도 상위 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과 미국의 건국이념인 청교도주의가 미국을 튼실하게 받쳐주고 있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내 아이들에게 설명했었다. 그네들의 이중적, 양면적 양심은 참으로 논하기 어렵다.
철저한 청교도적 기독교 세계관으로 탄생한 나라며, 최초 이주민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왔을 때, 그들은 신앙 공동체로서 우선 교회와 학교, 병원 등의 공공성 기관을 세우고, 각자의 삶의 터전을 가꾸어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이주 첫 해는 몹시 배고팠으며, 그 모든 어려움을 겪고 맞이한 이듬해의 추수는 하나님 앞에 너무도 감사해서 지금의 가장 큰 절기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이 탄생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대통령 취임시 대통령 선거를 할 때 성경책에 손을 얹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 그 업무를 신실하게 수행할 것을 선서한다.
그런 나라의 그런 대통령이 억압과 착취, 침탈의 정치를 해나간다는 것에 비애감을 금치 못하겠다.

"거부하는 팔레스타인"을 읽으며 기독교인으로서, 그리고 헐리우드 영화에서 얘기한 정의에 대해 익숙한 나로써 아랍인에게 참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아랍민족 = 테러리스트라는 등식으로 그들을 판단하게끔 우리 주변의 매체들은 충성을 다해왔다.
지금의 팔레스타인땅은 분명 성경상 아브라함으로부터 약속의 땅으로 성경에 언급되었고, 지금으로부터 2천년 전까지는 그 지역을 생활의 터전으로 살아온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지난 100년 전까지의 주인은 평범하게 농사짓고, 양을 키우는 아랍인들의 땅이었다.
우리가 고조선과 고구려가 가지고 있었던 만주땅을 작금에 우리 땅이라 주장하며 외교적으로 관계를 풀고, 우리 국민을 이주시킬 수 없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 없어서인가? 우리가 외교력, 국제사회에서의 힘이 없어서인가?
그 땅을 차지할 마땅한 명분이 없어서인가? 국제사회는 민족국가가 성립되면서 국경선을 그었고, 그것을 인정하며 국제사회 안에서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영토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침공하면, 국제사회가 들고 일어나 그 형평을 가려준다. 그런데, 유태인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이 예외다. 그리고 땅을 빼앗긴 자들의 설움과 그로인한 폭력성을 테러로 규정하며 외교적 고립을 만들어 낸다. 헐리우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테러 속의 주인공은 아립민족이다. 우리는 그것을 보며 아랍=악이라는 등식으로 고정관념화 시킨다.
유태인의 뒷배는 미국이라는 사실... 삼척동자도 안다. 국가적, 민족적 이기주의 앞에 국제사회는 입을 다문다. 그들의 힘이 세계 최강이니까...

그 외의 챕터 미완의 혁명 419/베트남 전쟁/검은 이카루스 말콤X/일본의 역사왜곡/핵과 인간/20세기의 종언, 독일 통일 등도 할 말을 많게 하는 내용들이다. 미완의 혁명 4.19를 읽으며 얼마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맞춰 영결식 장에 모인 수십만 인파, 6.10 항쟁 기념집회 서울광장에 모인 10만 여 인파, 그들의 촛불... 현 정국이 이승만과 이명박을 동일시하게 만들고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그 때와 양상은 분명 다르겠지만 민중이 자각하는 순간 역사의 수레바퀴는 또 다시 굴러갈 것으로 생각된다.

얼마 전 읽었던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에서 강조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는 단순명료한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참 오래 전에 들었던, 그리고 최근에는 듣지 못했던 "공작정치"는 사라지고, 소통하며 상식이 지배하는 세상이 대한민국이었으면 좋겠다.
상대적 박탈감에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민생이 아니라, 몰상식이 상식이 아니라, 힘이 정의가 아닌 그런 사회에서 숨쉬며 살고 싶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 참으로 역작이다.
이념적으로 와닿기 보다.. 보다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많이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절실히 느낀다. 과거의 과오를 지금의 현실 정치인들이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다.
Posted by 다울의 꿈
 박현욱(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

강원도 홍천에서 39에 늦깍기 결혼하는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달려가는 길에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책소개를 듣고, Feel이 딱 꽂히기에 서울에 돌아와 집근처 서점에서 바로 구매하고, 단숨에 읽어 나갔다.

내가 세상에 가지는 상식과 편견에 큰 도전을 불러 일으키고, 역설적인 명쾌함에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일어나도록 하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연애와 결혼에 대한 정서적 정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소유와 간섭이 애정이라 여기는 세태(나도 마찬가지... 내 아내는 나만 바라봐야 한다는 억지스럼)에 대해 선입견을 깨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은 소유와 간섭이 아닌 인정과 배려가 바람직한건대, 대한민국 남성의 표본답게, 상당히 많은 부분 억지스럽게 내 아내를 소유하고 순종만을 기대했구나 하는 초딩적 반성이 일어났다.

작가는 폴리아모리(비독점적 다자연애)의 결혼관을 거침없이 소실로 끌고 들어와 시종일관 밀고 나가며 일처다부의 상황을 상쾌하게 전개해 나갔다. 결코 비극일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하며 명쾌한 해피엔딩을 이끌어 냈다. 일반 통속에서는 누군가 비극에 치우치는 슬픈 결론에 도달했을 법도 한데... 잘 만들었다는 느낌만이 가득하다.

또한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으로 인해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상황에서 유럽 축구리그에 대한 해박함이 이야기 전개의 묘미를 더해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유쾌, 상쾌, 통쾌했다.

**조정래 선생님의 "인간연습", 공지영님의 "우행시"를 "아내가 결혼했다."와 함께 3종 세트로 소개받았다. 인간연습은 장편이라 보기에는 많이 아쉬운 면이 있고 우행시는 이제 읽어 나가야겠다.


Posted by 다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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