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처남의 제안으로 시작된 보금자리 주택 분양받기 프로젝트..뚜둥..

지금 살고 있는 곳이 광명 뉴타운 지역이었고, 시공사까지 선정된 상태여서 추가분담금에 대한 부담이 있긴 하지만 어떻게든 견딜 수 있지 않을까하며 내 평생 살아온 곳에서의 이전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더구나 아이들이 커가면서 아이들의 학교와 친구관계도 중요하며, 더 나아가 섬기는 교회때문에 탈 광명은 내 삶에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 나에게 부천옥길 보금자리지구는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강한 흡입력으로 나를 당겼다.
평당 분양가에서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새로운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보다 평당 400여만원이 더 저렴했다.
또 불투명한 뉴타운 추진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광명과의 근접성도 훌륭했기에 성격 급한 나로써는 조급증에 정보를 찾아 동분서주했다.

보금자리주택의 공공분양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던 나로써는 알아야할 것이 많았는데...문제는 내가 알아야할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더 큰 어려움이었다. 하나를 알고 지나면 또 궁금한 것이 문득 생긱고...그러면서 대략의 윤곽이 잡히고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이 잡혀나갔다.

우선 급선무는 내가 무주택자가 되는 것이다.
지금의 일을 하면서 생긴 삶에 대한 터닝포인트 덕분에 셋째가 생기고, 은행 담당직원분의 제안으로 5년 전 들어놓았던 청약저축이 무주택 문제만 해결되면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집을 팔고 전세로 돌아야 했다. 주택거래가 죽어있는 상황... 집앞의 부동산 사장은 난감해했다.
부천옥길지구 청약이 10월 중에 오픈되고, 내가 집을 팔고 무주택자로 돌아야하는 시간은 넉넉잡아 3주정도 남아있었다.

나와 아내가 기대하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누군가 투자목적으로 우리집을 사고, 바로 우리한테 전세를 놓는 것이다. 하지만 뉴타운출구전략을 국가적으로 고민하는 상황에서 그런 투자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월요일에 부동산에 매매를 부탁하고, 월화수목금 개미새끼 한 마리 집보러 오질 않았다.
그러던 토요일 신혼부부라며 집을 보러왔다. 바꾼지 얼마되지 않는 씽그대와 넓은 거실이 꽤나 마음에 드는 모습이다. 그러더니 부모님이 한 번 더 보겠다며 나간다. 다음 날 오후에 그들이 부모님이 다녀가시고 그날 저녁 계약했다.결혼 날짜를 집구한 후 잡을 예정이어서 11월 중순즈음에 집을 비우면 된다고 한다. 한달반정도면 빠듯해도 우리가 이사갈 전세집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매매계약을 서둘렀다.그렇게 내집은 팔리고, 그 신혼부분가 결혼 후 집에 들어오는 11월 중순까지 매매대금 중 중도금과 잔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전세보증금으로 해서 내집에서 한시적으로 전세를 살게되었다.

이로써 무주택자의 신분을 확보하게 되었고, 등기부등본과 잔여대출금상환까지 완료하면서 10월을 맞이하고, 난 세입자가 되었다. 그리고 옥길지구 분양공공일이 10월 18일로 공고되었다.

이젠 우리가 이사갈 집이 문제다. 이또한 풀리겠지만, 당장 날짜가 촉급하니 부담이 되었다.
여러 군데를 보러 다니지만 전세대란이라는 것이 피부에 와닿았다. 집이 없다. 있어도 말도 안되는 전세금 요구에 기가 찰 뿐이다. 그러다 날짜(11월 말 이사)때문에 기피하던 집을 보았고, 결로와 곰팡이 등 열악한 상황에 더 기겁을 했는데...집 주인이 공사해 주는 조건으로 이사 결정을 했다. 하지만 11월 중순 집을 빼고 2주 정도 이사짐을 맡겨야 하는 결정을 해야했다. 이사비용이 두배 소요된다.

우리 집에 이사 올 신랑에게 전화했다. 결혼날짜가 어찌 잡혔는지...
예식장이 없어 호텔로 결정했는데도 12월 중순이란다. 체증이 내려가는 감사함에 이사날짜를 조율하고 12월 2일 이사하기로 했다. 짐을 미리 빼지 않아도 된다.ㅎ

그리고 10월 18일 분양공고가 뜨고....오늘 10월 25일 나는 특별분양 다자녀 청약을 접수했다.
65점 만점에 35점. 11월 13일 당첨자 발표를 기다린다. 감.사.함.으.로. 겸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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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그리고 신혼 때도 집에 목숨걸지 말자고 아내와 수도 없이 얘기했다.
그리고 둘째를 낳고 아내가 전업주부가 되면서 내 수입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힘든 것을 넘어서서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낙심하고 낙망하진 않았다. 무슨 자신감인지..ㅎ
태우랑 예원이가 커가면서 내집을 생각하던 때에 친구가 찾아왔다. 부동산 경매를 시작했는데...나보구 마루타가 되보라구... 그래서 맡겼고 3번만에 내 집을...그것두 거실이 넓어 좋은...게다가 참좋은 이웃들이 있는 집을 낙찰받았다.

이 집은 지금 하는 사업의 자금줄이 되어줬다.

이러닝에 대한 직업적 한계와 자정을 전후해 퇴근할 수밖에 없는 한계에 힘들어할 때 지금하는 서점과 복사실 제안이 들어왔고, 이에 필요자금 중 상당부분을 이 집이 해결해 주었다.

업을 바꾸면서 삶의 가치를 환원시켰다. 이름하며 터닝포인트...

하나님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잃어버린 봉사의 자리들을 회복시킬 수 있었다. 영적 목마름에 대한 해갈...
그러면서 너무도 사랑스런 셋째를 기원하게 되고, 막둥이 효원이가 우리 삶의 신앙고백으로 내게 왔다.

이 아이가 이번 청약의 마침표 역할을 해주었다. 

지금 하는 이 업으로의 터닝포인트가 없었다면 이 아이도 내 삶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이 없었다면 이 업도 잠시 하고 싶었던 위시리스트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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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무도 뭉클하게 청약을 마치고, 이 모든 엮어진 관계들을 다시금 정리해본다.

내가 삶에 대해 치열했지만 그 치열함이 목표가 아니었다.

하나님 앞에 성실하고 정직하고 싶었다. 바로보고 싶은 것은 하나님이었다.

지금 내게 주어진 기회들은 때론 과분하며, 단순한 감사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이다.

나는 오늘도 기도했다. 내 길을 지도해 달라고...Guide me, Lord.

 


Posted by 다울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