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1. 19:25
고유가 시대... 휘발유값이 2천원... 다른 때보다 조금 일찍 신학기 비상을 해제하고 일상모드로 전환한다.
월요일 출근 후 차는 음악관 앞 주차장에 주차해 놓고 금요일 퇴근할 때 가져간다. 그래서 오늘부터 나의 갤스를 MP3 플레이어로 삼아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거나 하는 여유를 찾는다.
분주하고 바빴지만 그 가운데 즐거운 일들로 지금의 여유를 보상 받는다.
나는 퇴근시간이 젤루 좋다. 아침 출근시간은 깨지 않은 잠으로 뭔가를 하고 싶은 의욕이 없다. 그저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손 교수님의 라디오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정도... 시사 프로그램이라 흘려 듣지 못하기에 딴짓 못하고.... 그것도 중독성이라 안들으면 안된다.... 그런데 저녁 시간은 하루 일과를 마쳤다는 홀가분한 기분에, 집으로 라는 막연한 귀소본능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 핸드폰은 주머니에 넣고, 블루투스 헤드셋을 통해 음악을 들으며 당정역으로 향한다. 전철을 타고 책을 꺼내 읽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책을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그 시간에 몰입된 책은 집에서도 펼치지만, 시사와 교양을 위해 집어든 책은 집에서는 펼치지 않게 된다. 어쩌다 아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가다보면 그 즐거움을 빼앗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퇴근 시간에 주어지는 나의 자유로움은 행복이다.
디지털이 아날로그의 미학을 결코 넘볼 수 없는 것처럼, 자가용 출퇴근이 대중교통을 이용함으로 가지게 되는 신체와 정신의 자유를 넘볼 수 없다. 그 시간.. 난 나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다. 가족도...친구도... 고객도 아닌 나라는 사람을 위한 최선의 시간...
또 걸으면서 사색하는 것의 즐거움도 대단하다. 생각을 이어가는 가장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음악을 들으며 목적지를 향해 걸으며, 난 나만의 세계에 빠져 내가 하고 싶은 생각을 한다. 철저히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자아도취에 빠져... 이는 실로 나의 영혼과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그리곤 집에 도착해 한 사람의 남편으로, 또 2+1 아이의 아빠라는 현실로 복귀한다.
이렇게 하루는 간다. 나의 발자취를 세상에 남기면서... 이제 퇴근할란다. 자유라는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