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개강을 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지난 학기... 지지난 학기와 사뭇 달랐다.
학생들은 변한 것이 없다.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그리고 본부장 시절 직원을 채용하다보면... 어느 정도 사람 보는 눈을 갖게 된다.
조직이 잘 굴러가는 것은 구성원이 잘 짜여진 목표 하에 본인들이 해야할 일과 그 기한을 명심하고 일을 체계적으로 잘 진행하기 때문이다. 개개인에게 주어진 일이 프로젝트이며, 프로젝트는 크던 작던 목표가 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가지 수행전략이 존재하며, 그 중에 주어진 기간 안에 비용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략을 선정하여, 하나하나 체크아웃해가며 일을 수행한다. 하지만 보통은 의도된 방향으로 완전히 합일되어 진행되는 일은 없다. 그래서 약간의 여유를 배치하여 전략수행을 해가며 목표에 접근해 간다.

  무엇을 하던 수요조사와 요구분석, 환경분석 등을 통해 일을 추진한다. 그래야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의 갭이 줄어 들고, 일의 수행을 통한 결과적 만족도가 어느 정도의 수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좋은 것이란 최신의, 가장 비싼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적응과 적용이 낯설지 않고, 그간의 이용 패턴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물론 혁신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하지만 혁신이라는 것은 그 만큼의 변화의 효과가 커야한다. 하지만 이 안에서 혁신을 위한 변화는 없다고 느껴지는 바, 맹목적 변화였다. 누구도 싫어하는... 그리고 서비스는 충분한 테스팅이 끝난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 정말로 최종 소비자들이 만족할 것인지에 대한 검증을 통해...

  일례로 컴퓨터를 바꿨다. 거기엔 여러 대의 프린터가 연결된... 학생들이 프린트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공간이다. 컴퓨터만 바꾸는 것이지 프린터 교체까지는 계획이 없다. 그런데 컴퓨터가 들어왔는데 기존의 프린터를 연결할 수 있는 프린터 포트(병렬포트)가 없다. 하나당 2천원도 안하는데... 그게 안달려서 컴퓨터 설치하고 프린터는 내동댕이 쳐놨다. 개강을 하고 학생들은 난리다. 나도 나중에 알았다. 개강하고서야.... 매사의 시작은 정확한 분석인데, 이 사소한 것 하나를 무시하고 난 결과는 최종 이용자들의 불편이다. 모든 것은 개강 전에 끝내고 스탠바이여야 한다. 그런데 나는 지금 무지 바쁘다. 담당자가 나몰라라 하니 내가 사다 붙이고, 연결하고 해야 한다. 돌아오는 월요일은 아주 많이 가장 바쁜 날인데 말이다. ㅠㅠ

  어김없이 개강을 했고, 방학 동안 못봤던 반가운 얼굴들과 새로 들어온 풋풋한 11학번 새내기들로 서점은 또다시 북적거린다. 그리고 학생들은 우왕좌왕거린다. 왜? 정해지지 않은 많은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개강을 했는데, 많은 것이 미배정이며 미지정이다. 올해는 유난히 더 그렇다. 개강 3일째가 지나가면서 작년 데이터하고 비교해보면 현격히 매출이 떨어진다. 담주부턴 그 이상으로 해갈이 되겠지만... 그런데 이유는 딱 하나다. 다른 때보다 정해지지 않는 많은 것들로 학생들은 정확히 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1주일이 지난 갈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그게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는데 참 아쉽다. 모순은 고쳐야하고 구부러진 것은 펴야 하는데... 여기에 관심있는 친구들이 없다. 조직적 충성도가 제일 높은 사법연수원생들도 본인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에는 단체행동을 하는데... 순종의 의미를 왜곡되어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난 토요일 출근해서 이렇게 잠잠히 조용한 가운데 블로그에 글을 올리게 되리라곤... 어허.........
Posted by 다울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