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의 어깨가 축 쳐져 보인다.
큰아들 장가 보내기 전부터 며느리에 대한 사랑과 만들어갈 좋은 관계성에 대해 많이도 말씀하셨던 분이다.

큰아들 결혼하고 나서 그 전후로 그렇게 보였다.
좋은 관계.. 좋은 사이... 편안해 보이고 그래 보였다.

그리고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아들과 며느리는 아이를 낳았고... 이 분에겐 손주가 생겼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관계에 이상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내게도 보일 정도로...

아이를 이유로 아들 며느리가 이 분의 기대하는 방향과 다른 모습으로 처신을 하는 것이다.
살고 있는 거리만큼이나 그 이상으로 마음의 거리가 생겨나 보였다.
그 타는 속을 누가 알까?
당사자들도 합리적이고 타당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 분이 하는 일 자체가 희생과 헌신이 미덕이며, 사명이란 두 글자로 서 있는데, 지근에서 그 뜻을 받들고 같이 호흡해야 하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몰라라 하며, 버거움을 이야기하니, 이분의 리더십이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통하겠는가?

그리고 오늘 내 생일을 맞아 이 분에게 문자를 받았다.
평상시 같지 않은 힘든 마음이 담긴... 사람에 대한 외로움이 느껴지는 문자...
가슴 한 켠이 싸~해지는....
한 동안 나도 힘들었는데... 더 힘드시겠구나... 하며 주저앉아 있는 나를 일으켜 세울...

그래서 타산지석... 또 생각해 본다.
아들에게 인정받고 존경받는 아빠...
내 아들, 딸이 성인이 되어서 존경을 표할 대상이 아빠라면....
왜? 난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나에겐 내 아버지가 가장 닮고 싶은 대상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보면 그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알기 때문에.

난 지금 그렇게 되기 위해 잘 살고 있나?
내 아이들, 초등학교 4학년, 2학년
아직은 아빠가 위대하다.
하지만 이 나이 때에는 누구나 다 아빠는 위대하다.
하지만 이제 자의식이 생기는 사춘기가 도래하고, 그 와중에 얼마나 심리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고, 눈높이가 맞아 대화가 통하는 가족관계를 형성해 나가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흐름이 정해질 것이다.

내 아들 태우와 딸 예원이에게 옳바름과 정의를 얘기해 줄 수 있는 떳떳한 아빠로서...
그리고 매사에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협력하는 아빠의 모습,
무엇보다 영적인 가정의 제사장으로써 믿음의 가치를 더욱 곤고히 할 수 있는 그런 아빠가 된다면,
한 번 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기도해 본다.

Posted by 다울의 꿈